해양 문화의 보고(寶庫) 경기만 | 경기만 에코뮤지엄

경기만의 유산


해양 문화의 보고(寶庫) 경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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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부터 현재까지 바다는 인간이 환경에 적응해 가는 방식과 삶의 가치관을 포함한 인류의 생활양식 전반에 걸쳐 매우 중요한 의미와 가치를 생산하여 전달해왔다. 인류 역사상 대부분의 문명들은 강이나 바다에 인접한 지역에서 출현하고 발전했다. 바다와 섬과 연안과 항만은 인간 삶의 터전이며 경제 활동의 장소이자 자연과 소통하는 공간이다. 삶과 일과 놀이와 상상의 공간으로서 바다와 항만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발전하고 변모해 왔으며 시간과 지역에 따라 여러 모습으로 다양성을 담지(擔持)하는 문화의 형태로 발전하게 된다. 해양문화는 바다와 해안, 섬, 항만이라는 공간적 현장에서 어떤 지역의 사람들이 오랫동안 살며, 일하며, 쉬는 동안에 축적되고 삶 속에 배어 있는 가치관과 삶의 양태이며, 과거·현재 · 미래라는 시간적 범주 속에서 지향하는 가치로서 궁극적으로 인간의 삶의 질을 결정하기도 하며, 결과적으로 창출되어 온 삶과 일과 놀이의 형태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바다가 인류에게 친근감만을 준 것은 아니었다. 두려움과 경계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고, 죽음과 단절을 의미하기도 하였다. 문명의 기원이었지만 농업생산력의 발전에 따라 육지 중심의 삶이 정착되면서 바다를 기반으로 영위되는 삶 자체가 천시되기도 하였다. 우리나라 역시 ‘섬 것’, ‘뱃놈’이라는 말에서 보듯이 바다와 관련된 사람들은 지역·직업을 막론하고 차별적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제주도의 예를 보면 하나의 단위 지역 내에서도 이러한 차별이 존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제주도는 전통적으로 ‘중산간’과 ‘해촌’으로 주거지역이 양분된다. 중산간에서는 농업을 주로 하며 양반의식이 강하고, 해촌에서는 어업을 주로 하며 비양반적인 의식이 강하다는 구분이 아직까지도 내려온다고 한다. 조선시대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위계적인 직업 구도에서도 어업(漁業)은 아예 끼지도 못했다. 바다를 기반으로 하는 ‘어(漁)’라는 개념이 한국사회에서 상대적으로 천시되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 민족이 바다를 천시한 것은 조선시대의 해금정책(海禁政策)에서 유래되었으므로 우리 민족이 바다를 경시했다는 것은 시기적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청해진(淸海鎭) 유적과 기타 고고학적인 유적 이외에도 많은 기록과 유산들을 살펴보면 우리 조상들이 바다를 두려워하기는커녕 적극적으로 이용했음을 알 수 있다. 허황후(許皇后), 석탈해(昔脫解), 연오랑세오녀(延烏郞細烏女) 등의 이야기와 서역(西域)계통의 각종 유물, 죽막동(竹幕洞) 제사에 이용된 일본 물품 등은 전근대사회가 대륙지향적인 사회가 아니라 바다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교류해 왔음을 보여주는 증거들이다.

 

서해에서의 해양활동은 선사시대부터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서해는 얕은 바다와 복잡한 지형인 리아스식 해안(rias coast)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평균 수심이 44m로 낮고 섬들이 산재해 있다. 때문에 풍랑 등 바다에 대한 위험도가 높지 않고 해산물이 풍부하여 연안 사람들은 일찍부터 바다를 생활영역으로 삼았다. 발달된 만(灣)에는 사람들이 모여 살았고, 연안을 따라 먼 거리 사람들도 쉽게 접촉할 수 있었다. 더욱이 많은 섬들을 징검다리 삼아 바다 멀리 진출하여 활동범위가 넓었으며, 해양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과 직접 혹은 간접접촉을 할 수 있었다. 서해의 이러한 해양적 특성은 해양토착세력이 탄생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이 되었으며, 나아가 해양국가의 탄생을 가져왔다. 서해에는 각 지역간의 해양교통을 원활하게 해주는 해류와 조류, 바람이 있었다. 해류의 흐름은 항해술이나 조선술 등 인간의 문화발전과는 관련 없이 인간을 일정한 장소에서 일정한 장소로 이동시켜 준다. 때로는 인간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인간과 문화의 이동을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서해의 자연조건은 한반도를 둘러싼 동해와 남해의 경우에도 상당부분 적용되는 특색이다. 특히 남해의 경우는 서해와의 연속성으로 인하여 황해와 함께 동북아 각국에게는 내해(內海)의 역할을 한다. 한반도를 가운데 두고 동아시아의 해양문화가 전개되었으며, 서해를 활동의 장으로 하는 역사적 환경이 조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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